탑을 쌓다
김성덕
산다는 건 탑을 쌓는 일인가
땅을 고르고
돌을 골라 반듯하게 깨고 다듬으며
조금이라도 더 높이 쌓으려고
층층이 켜켜이
욕망과 허울을 붙잡아 세우고
상실과 상처의 틈새도 빈틈없이 채웠다
처음에는 내가 탑을 쌓고 있었지만
어느 해부터인가
탑이 나를 세우고 있었다
허상의 탑 중간에 서있을 때
바람은 더욱 거세어져
더 오르지도 못하고 내려서지도 못해
안절부절하는 나
이젠 내려가야 하는데
후들후들 관절의 비명이 가슴팍을 후려졌다
높이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길이 얼마나 아득한가
내가 쌓은 돌층계 너머로
어디선가 다가온 새벽이
희미한 어둠을 베어 물고 미소짓고 있었다
김성덕
산다는 건 탑을 쌓는 일인가
땅을 고르고
돌을 골라 반듯하게 깨고 다듬으며
조금이라도 더 높이 쌓으려고
층층이 켜켜이
욕망과 허울을 붙잡아 세우고
상실과 상처의 틈새도 빈틈없이 채웠다
처음에는 내가 탑을 쌓고 있었지만
어느 해부터인가
탑이 나를 세우고 있었다
허상의 탑 중간에 서있을 때
바람은 더욱 거세어져
더 오르지도 못하고 내려서지도 못해
안절부절하는 나
이젠 내려가야 하는데
후들후들 관절의 비명이 가슴팍을 후려졌다
높이 올라가는 것보다
내려가는 길이 얼마나 아득한가
내가 쌓은 돌층계 너머로
어디선가 다가온 새벽이
희미한 어둠을 베어 물고 미소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