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만화는 질보다는 양으로 승부하는 대한민국의 독창적인 제작방식입니다.

공장 만화는 80년대 이현세라는 만화가의 등장에서 부터 시작합니다.



이현세씨가 등장하기 전 한국 만화는 도제 시스템이 주류였습니다.

만화가 밑에 문하생을 두고 작업하는 방식이죠.

문하생은 만화가 지망생이고 일종의 견습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만화가 밑에서 작업을 도우면서 만화를 배우고 데뷔를 준비하는 형식이죠.

어느 나라에서나 볼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현세씨의 등장으로 만화가도 스타가 되었습니다.

만화가의 이름만 보고 만화책을 선택하는 시절이 온 것이죠.

그 당시 한국 만화는 잡지와 대본소(만화가게)로 양분되어 있었습니다.

이현세씨는 처음 대본소를 중심으로 활동했죠.

<공포의 외인구단>이 성공한 이후 독자들은 이현세라는 이름이 붙은 만화책만 찾게 되었고 출판사에서는 이현세씨한테 더 많은 만화를 그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래서 공장 만화가 탄생했습니다.

이현세씨는 창작보다는 사업에 신경을 쓰게 되었고 만화는 문하생들이 그리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B팀이라는 것까지 생겨났습니다.

B팀은 이현세씨와는 전혀 상관없는 다른 만화가와 문하생들이 그린 작품에 이현세라는 이름을 달고 출판하는 것입니다.



시작은 이현세씨였지만 이 공장 만화 시스템으로 가장 많은 이익을 본 만화가들은 오히려 그 아류 만화가들이었습니다.

만화계에 몸 담고 있었지만 만화보다는 사업쪽에 밝은 몇몇 만화가들이 이런 공장 만화 시스템을 활용해서 많은 돈을 벌었습니다.

박봉성, 조명운 등등 많은 만화가들이 그런 경우입니다.



공장 만화는 질보다 양이 중요하기 때문에 공장 만화 종사자들한테는 별다른 실력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짧은 시간에 가능한 많은 만화를 그려낼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만 알면 됐습니다.

그래서 만화가들은 도제 시스템 시절 처럼 문하생들을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문하생들의 미래나 만화가에 대한 꿈 따위는 관심없었습니다.

단순히 빠른 시간내에 만화를 찍어내는 기계로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공장 만화 시스템은 분업화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만화의 질을 높이기 위한 분업이 아니라 양을 늘리기 위한 분업입니다.

공장 만화 제작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냐 하면...



먼저 만화가가 출판사와 만화책을 내기로 계약을 합니다.

그러면 만화가는 그 만화를 만들기 위한 사람들을 모아 팀을 짭니다.



그 다음 스토리 작가가 스토리를 씁니다.



그러면 그 스토리를 가지고 데생맨이 연필로 데생을 합니다.

이 데생맨이라는 사람이 이 만화가 화실에서 가장 실력이 좋은 사람입니다.

만화가에 따라서 이 데생맨이 여럿인 경우도 있고 심지어 화실이 여러개인 경우도 있습니다.

아까 말한 B팀이 그것인데 B팀의 경우는 만화가가 거의 관여하지 않고 책 나올 때 만화가의 이름만 붙고 그에 따른 이익을 챙길 뿐입니다.



경우에 따라 마스크맨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스크맨은 주인공의 얼굴만 그리는 사람입니다.



데생이 끝나면 터치맨이 인물 펜터치를 합니다. 연필 밑그림위에 잉크로 펜선을 입히는 작업입니다. 터치맨은 펜터치가 뛰어난 사람이라기보다는 아직 데생을 할 실력이 못되어서 펜터치를 하는 사람입니다.



그 다음 배경맨이 배경 펜터치를 합니다. 배경맨은 배경을 잘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 인물 펜터치를 하기에는 실력이 딸려서 배경 펜터치를 하는 사람입니다.



펜터치가 끝나면 지우개질, 먹칠, 스크린톤 같은 작업들을 합니다.

역시 실력이 딸리는 사람들이나 초보자들이 이 일을 맡아서 합니다.



이렇게 완성된 만화는 만화가의 이름을 달고 출판됩니다.

공장만화가들은 이렇게 번 돈으로 술집을 차리거나 땅투기를 하거나 해서 재테크를 합니다.

그래서 매우 바쁘죠. 그래서 만화를 그리는 과정에 거의 관여를 안합니다.



공장 만화가 만화의 질을 떨어트리고 후진 양성에도 나쁘다는 것은 이현세씨와 허영만씨를 비교해보면 알수있습니다.

허영만씨 역시 80년대 말에 잠시 공장 만화를 그린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좋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금방 그만두었다고 합니다.



90년대 이후 허영만씨 문하생 출신의 만화가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기계전사109>의 김준범씨, <화이팅 바람이>의 김종한씨, <야후>의 윤태호씨, <오아시스>의 심갑진씨, <육식동물>의 강웅숭씨.

모두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화가들입니다.



하지만 훨씬 많은 사람들이 거쳐간 이현세씨 문하의 만화가중에 현재 이름이 알려진 만화가는 단 한명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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